"야, 정시예. 너 나한테 감정 있니?"
난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멍해졌어.
"내가 뭘?"
"넌 애가 그렇게 눈치도 없니. 솔직할 일이 따로 있지. 남자 애들이 얼마나 소심한데 그런 충격을 주니. 편지 찢은 얘긴 왜 하니. 그냥 잘 전해 줬다고만 했으면 됐잖아."
그래. 그래. 너 잘났다. 편지는 자기가 찢어 놓고 누구한테 덤태기를 씌우려는 거야.
"어머. 시예가 얘기해 줬구나. 너무 심했다. 얘."
언제부터 박애주의자였다고 유경이까지 지원이 편을 드는 거 있지.
"그럼 날더러 어떡하라는 거야. 걔가 와서 밥도 못 먹겠다, 잠도 안 온다, 그러면서 솔직하게 얘기해 달라는데."
"저런, 저런, 밥도 못 먹는데. 그게 되게 힘든데."
도야답게 한마디 끼어들고, 선경인 잠도 안 온다고 또 스케치북을 잡고 앉아서 티격거리는 우릴 그리고 있었어.
"그래도 그렇지. 솔직할 게 따로 있는 거 아니니. 너 혹시 나한테 질투 느끼는 거 아니니. 나랑 걔랑 잘못 되면 네가 어떻게 해보려구."
사람이 유치해지려면 한계가 없는 걸까.
"지원이 너 그 말은 시예한테 너무 모욕적이다. 아무리 시예가...... ."
말은 내편을 드는 것처럼 하면서 눈은 의심으로 빛내며 유경이가 또 한마디 했어.
"그럴 수도 있지. 아까 보니까 그 남자 애 매력 있던데."
빠지면 반이라도 되는 도야가 날 안됐다는 듯이 보면서 한 말이야.
차라리 이꼴 저꼴 보지 말고 고향으로 내려가 버려. 아니, 이 말은 못 들은 거로 해. 내가 왜 이리 입이 싸지. 아무리 상황이 나쁘더라도 할 말이 따로 있지. 고향에 내려가서 뭘 하겠다고.
말을 말아야지. 내가 아니라고 그래 봤자 믿어 줄 인간들도 아니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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